2013년 U of Minnesota-twin cities에 첫 포닥으로 갈 기회가 생겼을 때,
당시에 느꼈던 기쁨도 잠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기회를 잡는 것에만 급급했었지, 경제적인 상황은 전혀 생각치 못했다.
현실을 간과했었다. 현실은 “돈”이었다.
포닥의 연봉은 전공분야, 미국내 지역과 학교,
지도교수 연구비 등등 여러가지에 따라서 차이가 존재함은
유학을 경험해본 자라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다만, 나와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은 거주할 지역에 상관없이,
포닥의 연봉은 혼자 살기에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가족이 있다면, 부족할지도 모른다. 아니, 부족했었던 것 같다.
내가 제시받은 연봉은 35000불이 되지 않았다 (정확한 금액이 기억이 안나서...).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매달 2천불정도 수준의 세후 월급을 받았던 것 같다.
요즘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해서 구글을 통해 찾아보니,
‘$47,164?’
아마 최근까지의 data를 바탕으로 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100% 신뢰하지 않는다.
2013년 당시에 Glassdoor에 적힌 연봉을 토대로,
나의 연봉을 추측했었는데, 완벽히 달랐다.
*현재 스페인에서 일하면서 받는 연봉 역시, Glassdoor와 완벽하게 차이를 보였다.
작년부터, 포닥의 최소 연봉을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적정 수준으로 주마다 다르게 규정하고,
늘상 그래왔듯이 권고 수준에 머물다가, 의무 수준까지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새롭게 포닥을 가시는 분들은 학교 규정에 있는 정도의 금액을 실질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은 지도교수의 재량과 자율에 연봉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봉이 올랐다는 진실에 완벽한 허울이 있다.
포닥의 부족한 월급을 최소 권장하는 수준까지 지급하기 위해서,
정부나 학교에서 추가로 부족분을 메꾸는 방식이 아니라,
고용주인 지도 교수의 연구비에서 지급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포닥으로 고용되었던 사람들은 계약 연장이 불투명해지고,
제한된 연구비로 인해 새로운 포닥의 기회는 당연히 더 줄어들게 되었다.
작년까지 Ohio State University에서 포닥을 하면서 지켜보니,
포닥 인건비 인상 권고를 위한 몇 개월의 예비시간이 있었고,
그 이후, 상당수의 기존 포닥들이 떠날 수 밖에 없었고,
더불어, 새로이 고용될 뻔한 몇몇 다른 포닥들의 계약이 취소되는걸 보면서,
지도교수가 "너무 현실을 모르고 월급을 올린듯하네."라는 말에서
앞으로 미국가는건 더 힘들어 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본론으로 와서,
미국 정착하기 전에 얼마만큼의 지출이 있을지 가늠하기가 힘들어서,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기억을 되살려 공개하니, 참고가 되면 좋겠다.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기숙사비와 생활비 (인터넷, 핸드폰…)였다.
참고로 당시 기숙사비는 600불에서 700불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든 공과금 및 핸드폰 비용을 제외하고
1000-1200불 정도의 돈으로 생활했었던 것 같다.
한달 후, 다행히도 마이너스에 이르지 않았지만, 거의 제로에 수렴했다.
동부와 서부가 아닌 이상, 생활물가는 생각보다 저렴했다.
다만, 연금을 내는 것도 없었고, 병원을 가도 추가로 내는 비용은 없었다.
저소득층이니, 가능한 것이었다. 물론, 저축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적은 월급에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가 있다면, WIC 프로그램을 신청 할 수 있다
(다음기회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미국 내 다른 주와 달리,
미네소타 포닥에게는 retirement plan (은퇴연금)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추가로 내야하는 돈도 없었고, 나중에 돌려받을 돈도 없었다.
내가 받고있는 연봉이
미국 내 다른 주 포닥 지인들에 비해서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라는 생각에,
HR 자료를 찾아보니, U of Minnesota-twin cities에서는
지도교수가 나와 나의 가족을 위해 추가로 지불하는 월 보험료가 상당한 수준이었다.
'아, 월급이 그래서 적은거구나.' 생각하면 스스로를 위안했었다.
내가 느꼈던
미네소타에서의 가장 큰 장점은 보험료 이외에 추가로 지불해야하는 병원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었기 때문에, 더욱 혜택이 많았었던 것 같다.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더라도, 무료 통역은 물론, 약값 역시 지원을 받았다.
제일 큰 혜택은 출산이 무료라는 점이었다.
나의 첫 아이 역시, 이런 혜택을 받았었다.
미네소타는 포닥 외벌이로 3인 가족이 살기에
여러 지원을 겸한다면, 전혀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포닥은 평생 직장이 아니니,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경력을 위해서라면,
불가능하지 않은 삶이라고 생각했다.
결론 : 돈 따지면 포닥못한다. 빨리 논문내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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